우크라이나가 한국군의 발칸포 드론 사격 시험을 두고 쇼에 불과하다며 신랄하게 비판했습니다. 드론이 공중에 멈춰 있는 게 아닌데 정지 목표물을 향해 수백 발을 쏜다는 것이 실전과 동떨어진 퍼포먼스라는 지적입니다. 불편한 말이지만, 우크라이나가 이 비판을 할 자격이 있다는 게 더 불편합니다. 연간 2,000만 대 이상의 드론을 생산하는 나라, 러시아 병사의 전장 평균 생존 시간을 20분으로 만들어버린 나라가 한 말이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이 비판이 맞는 말인지, 그리고 우리는 어디까지 와 있는지 정리해 봤습니다.
우크라이나 드론 전쟁이 바꾼 현대전의 공식
우크라이나는 800개가 넘는 민간 방산 업체들을 활용해 FPV 자폭드론, 고정익 장거리 드론, 광섬유 유선 드론 등 다양한 드론을 대량 생산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250km 이상 비행하는 자폭 무인기를 대당 약 700만 원 수준에 양산하고, 인공지능 소프트웨어와 30kg 이상 탄두를 탑재해 후방 보급로까지 정밀 타격합니다. 비싼 순항미사일이 할 일을 700만 원짜리 드론이 해버리는 겁니다.
주목할 것은 우크라이나가 이 기술을 협상 카드로 관리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중동 국가들이 지원을 요청하자 패트리어트 제공을 조건으로 딜을 걸었고, 폴란드가 드론 노하우 이전을 요청하자 거절했습니다. 전쟁 현장에서 검증된 드론 기술이 이미 외교 자산이 된 것입니다.
우크라이나가 지적한 한국군 발칸포 사격의 문제는 구체적입니다. 실전에서 자폭 드론은 떼로 몰려오고 고속으로 기동하며, 고폭탄이 아닌 복합탄이 아니면 소형 드론을 제압하기 어렵다는 것입니다. 정지 비행 드론에 수백 발을 쐈는데도 일부가 멀쩡히 날고 있었던 영상은 우크라이나뿐 아니라 외신에서도 문제로 지적됐습니다.

드론 대 드론 — 전파 재밍을 무력화하는 기술 진화의 속도
러시아군도 당하고만 있지 않았습니다. 전파 교란(재밍)으로 드론 통신을 끊는 대응이 일반화됐고, 기갑 장비에 방어 케이지를 씌우는 것도 보편화됐습니다. 우크라이나는 이에 맞서 전파 재밍의 영향을 받지 않는 광섬유 유선 드론을 개발해 실전 투입했습니다. 전파가 아닌 광섬유 선으로 신호를 주고받는 방식이라 재밍 자체가 무의미해집니다.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카메라 신호를 반도체가 자체 해석해 표적을 자동 추적·파괴하는 AI 자율 드론까지 개발해 공개하고 있습니다. 재밍도 안 되고 조종도 필요 없는 드론이 등장한 것입니다. 이쯤 되면 기존의 전파 차단 방식 대드론 체계만으로는 한계가 분명합니다.

천광 — 세계 최초 실전 배치 레이저 대공무기 체계
2024년 12월 25일, 용산 대통령실 인근 합동전쟁수행모의본부(JWSC) 옥상에 레이저 대공무기 천광(天光)이 세계 최초로 실전 배치됐습니다. 2026년 4월에는 청와대 인근에도 추가 배치됐습니다. 국방과학연구소가 체계 개발을 주도하고 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시스템이 양산을 담당합니다. 레이더 탐지와 전자광학 자동 추적 시스템을 결합해 명중률 시험에서 30발 30대 격추라는 기록을 달성했습니다.
| 성능 및 사업 지표 항목 | 천광 블록-I 상세 제원 및 개발 규모 |
|---|---|
| 핵심 레이저 출력 | 20kW급 광섬유 레이저 빔 소스 |
| 유효 교전 사거리 | 약 2~3km 범위 내 타격 |
| 주요 대응 표적 | 소형 전술 드론 및 멀티콥터 회전익 |
| 기본 운용 인원 | 분대급 총 3명 체제 운용 |
| 총 투입 개발 예산 | 약 871억 원 규모 연구 투자 |
| 초도 양산 계약 규모 |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주도 약 1,000억 원 규모 |
발사 비용 논란 — 2,000원인가, 1만 5,000원인가
천광 이야기에서 가장 많이 인용되는 숫자가 발사 비용 2,000원입니다. 이 수치는 2019년 방위사업청이 공식 보도자료에서 직접 발표한 것으로, 이후 주요 언론들이 그대로 인용하면서 널리 알려졌습니다. 거짓 수치가 아닙니다.
다만 맥락이 있습니다. 2,000원은 레이저가 드론 하나를 태우는 데 소요되는 조사 시간(수 초) 동안의 전력 소모량만 계산한 최솟값으로 추정됩니다. 20kW 출력으로 수 초 발사했을 때의 전기요금을 단순 계산하면 2,000원 수준이 나옵니다. 반면 한화시스템과 방사청 관련 보도에서는 탐지·추적·냉각 시스템 등 운용 전체 전력 비용을 포함해 1만~1만 5,000원 수준으로 표현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영국의 드래건파이어 레이저 무기 발사 비용이 약 1만 7,000원으로 알려져 있는데, 같은 기준으로 계산하면 천광은 이와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 발사 비용 계산 기준 | 추정 비용 | 공식 출처 매커니즘 |
|---|---|---|
| 순수 레이저 조사 전력량 산출 | 약 2,000원 수준 | 방위사업청 공식 발표 가이드라인 (2019) |
| 냉각 및 시스템 전체 전력 포함 | 약 1만~1만 5,000원 | 한화시스템 및 방산 관련 매체 동향 |
| 영국 국방부 빔 합성 기준 적용 | 약 1,000파운드 (약 1만 7,000원) | 영국 드래건파이어(DragonFire) 공식 보도 기준 |
어느 기준을 쓰든 천궁-II 미사일 1발 15억 원, 패트리어트 PAC-3 50~60억 원과 비교하면 사실상 비용 구조 자체가 달라진다는 핵심 메시지는 변하지 않습니다. 수백 대의 군집 드론이 동시에 몰려오는 상황에서 기존 미사일 방공망은 비용상 대응이 불가능하지만, 전력만 공급되면 이론상 무제한 발사가 가능한 레이저는 이 문제를 구조적으로 해결합니다. 2026년 6월 1일에는 방위사업청이 레이저 발진기를 포함한 핵심 구성품 국산화 성공을 발표하여 본격 양산에 돌입했습니다.
다만 천광 블록-I의 한계도 분명합니다. 20kW 출력으로는 중형 무인기나 고속 위협 대응에 출력이 부족하고 비, 안개 등 기상 조건의 영향을 받으며, 고정형이라 기동성이 없습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후속 진화 로드맵은 다음과 같습니다.
| 진화 단계 구분 | 목표 빔 출력 | 전술적 하드웨어 특성 | 목표 타임라인 |
|---|---|---|---|
| 블록-I (천광) | 20kW 체급 | 지상 고정 배치형, 핵심 거점 소형 드론 요격 | 용산 및 주요 지역 실전 배치 완료 |
| 블록-II | 30kW 체급 | 이동성 확보형, 군용 차량 및 해군 함정 탑재 | 국방과학연구소 주도 연구 개발 중 |
| 블록-III | 100kW 이상 | 고출력 빔 합성, 전술 유도미사일 요격 스펙 확장 | 2028년 개발 완료 목표 |
| 한화 수출 특화형 | 50kW 체급 | 차량 탑재 이동형, 중동 및 사우디아라비아 수출 타깃 | 2027년 체계 완성 목표 추진 |
HPM — 드론 떼를 한 번에 무력화하는 광역 전파 무기
레이저가 드론 하나하나를 정밀하게 태우는 방식이라면, HPM은 강력한 전자기파를 지향성으로 방사해 드론에 탑재된 반도체와 전자 회로를 한꺼번에 태워버리는 방식입니다. 지향폭을 넓히면 군집 드론이 동시에 몰려와도 전자기파 범위 안에 들어오는 순간 일괄 무력화가 가능합니다. 광섬유 드론이나 AI 자율 드론처럼 재밍이 통하지 않는 드론에도 전자 회로 자체를 태워버리기 때문에 이론적으로 대응이 가능합니다.
국방과학연구소도 한화에어로스페이스와 협력해 HPM 무기 체계 개발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ADD가 AESA 레이더 원천 기술을 확보한 점이 HPM 개발에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AESA 레이더와 HPM 무기는 위상 제어를 통해 빔 방향을 바꾸는 원천 기술이 같기 때문입니다. 다만 수 기가와트(GW)급 순간 출력을 차량 발전기에서 생성해야 하고 아군 장비를 지키는 차폐 기술이 필요해 기술적 난관이 존재합니다.

대드론 솔루션별 메커니즘 전술 비교
| 전술 분석 항목 | 발칸포 (기존 물리 화력) | 천광 (독자 레이저 체계) | HPM (차세대 고출력 마이크로파) |
|---|---|---|---|
| 무기 방어 방식 | 30mm 일반 탄약 물리적 타격 | 집중 지향 열에너지 표면 파괴 | 고주파 전자기파 내부 회로 무력화 |
| 군집 드론 대응력 | 단일 포구 지향으로 극히 제한적 | 1대씩 신속하게 순차 요격 | 조사 범위 내 전체 노출 표적 동시 요격 |
| 1회 교전 운용 비용 | 발사 탄약 수백 발 기준 수십만 원 | 최소 2,000원 ~ 최대 1만 5,000원 | 차량 발전기 가동 전력비 수준 |
| 주변 2차 피해 요소 | 대공 사격 후 낙탄 피해 우려 상존 | 직진 빛 소스로 낙탄 피해 전무 | 조사 반경 내 민간 전자기기 간섭 가능성 |
| AI 자율 드론 대응 | 고속 회피 기동 시 격추 극히 어려움 | 센서 추적 연동 시 안정적 소각 가능 | 데이터 링크 차단 무관하게 반도체 소각 |
| 국내 기술 개발 단계 | 장기 운용 및 천호 대공포 대체 진행 | 양산 핵심 부품 국산화 및 실전 배치 | AESA 기반 원천 기술 연계 응용 연구 중 |
🔮 우크라이나의 경고를 통해 본 방공망 고도화 과제
북한은 우크라이나 전선에 대규모 병력을 파병하면서 드론의 위력을 직접 체감했고, 전장에서 습득한 기술을 야전부대에 빠르게 적용하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분석입니다. 우리 군도 드론 50만 병사 전력화를 선언했지만 아직 갈 길이 멉니다. 천광의 실전 배치와 HPM 개발 착수는 분명히 의미 있는 진전입니다. 그러나 기상 조건에 관계없이 안정적으로 운용하는 것, 고정형에서 기동형으로 진화하는 것, AI 자율 드론처럼 끊임없이 진화하는 위협에 지속적으로 대응하는 것은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입니다. 우크라이나의 비판은 불편하지만, 그 불편함이 우리 대드론 체계를 더 빠르게 발전시키는 동력이 되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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