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의 샤헤드 드론 한 대 가격은 약 2만 달러(약 2,700만 원)입니다. 이걸 막기 위해 쏘는 패트리어트 미사일은 한 발에 수십억 원입니다. 수백 대가 한꺼번에 날오면 방어 비용이 공격 비용의 수백 배가 됩니다. 방어하면 할수록 손해인 구조입니다. 그런데 이 방정식을 뒤집는 무기가 등장했습니다. 한화의 천광 레이저 요격 체계는 전기를 광섬유 레이저로 변환해 발사하는 방식입니다. 핵심은 발사 비용이 약 2,000원 수준이라는 점입니다. 수천만 원짜리 드론을 2,000원으로 잡습니다.
천광이 뭔가요 — 소형 드론 요격 레이저 세계 최초 실전 배치
천광(天光)은 ADD(국방과학연구소)와 한화시스템이 공동 개발한 한국형 레이저 대공무기입니다. 광섬유에서 생성한 레이저를 표적에 비춰 무력화하는 방식으로, 눈에 보이지 않고 소음도 없으며 전기만 공급되면 운용이 가능합니다.
레이저는 빛의 속도로 발사되기 때문에 사실상 회피가 불가능합니다. 탄환처럼 포물선을 그리지 않고 직진하기 때문에 정확성도 극히 높습니다. 별도의 탄약이 없어 재장전이 필요 없고, 표적 전환도 순식간입니다. 2024년 12월 서울 용산 대통령실 인근에 배치됐습니다. 소형 드론 요격용 레이저 대공무기로는 세계 최초 실전 배치입니다.

레이저 무기의 현실적 한계 — 연속 사격을 가로막는 냉각 문제
레이저 무기를 소개할 때 장점만 이야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현실적인 한계도 명확히 짚어야 합니다. 가장 핵심적인 문제는 냉각입니다. 드론·포탄 요격이 가능할 정도의 레이저 무기는 매우 높은 출력을 내야 합니다. 이 때문에 과열을 막기 위한 대용량 냉각 장치가 필수적이며, 충분한 전력원과 고효율 배터리도 필요합니다.
쉽게 말하면 이렇습니다. 레이저를 발사하면 엄청난 열이 발생합니다. 이 열을 식히지 않으면 장비가 손상되고 다음 발사가 불가능해집니다. 출력이 높을수록 이 문제는 더 심각해집니다. 20kW급 천광 블록-1은 발사 간격이 10~20초 수준으로 운용 가능합니다. 하지만 100kW급 고출력 레이저는 단 몇 발만 쏴도 냉각이 필요해 연속 사격이 크게 제한됩니다. 드론 한 대를 잡는 데는 유효하지만, 수십 대가 동시에 쏟아지는 드론 떼 공격에는 대응이 어렵다는 뜻입니다.
블록-1은 3km 거리에서 약 10~20초, 20m 거리에서 약 1~2초의 조사 시간이 필요합니다. 다른 요격 체계에 비해 다소 긴 요격 시간은 동시에 날아오는 수많은 공중 표적을 요격해야 하는 집중 포화 상황에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없게 합니다. 이스라엘 아이언빔도 마찬가지입니다. 100kW급이라고 발표했지만, 실제로는 트럭 2대가 각각 레이저를 쏘아 1개 표적에 집중 조사하는 방식입니다. 연속 사격 능력은 여전히 제한적입니다.
레이저를 만들어낼 때 발생하는 열기를 식히기 위한 냉각과 필요한 전력 문제로 오랫동안 진전이 없다가, 최근 들어 100kW 이상의 고출력 레이저 무기가 속속 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100kW급 레이저를 연속으로 사격하면서도 냉각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전 세계 레이저 무기 개발의 핵심 과제입니다. 이 문제가 해결되기 전까지 고출력 레이저 무기는 실전 전면 배치보다는 제한적 운용이 현실적입니다.
글로벌 전술 레이저 독자 체계 비교
현재 글로벌 방산 무대에서 실전 배치 단계를 밟은 한국과 이스라엘의 대표적인 레이저 요격 시스템 스펙 비교입니다. 공인 스펙과 실제 하드웨어 구성에 따른 추정치 성능을 종합했습니다.
| 전술 분석 항목 | 천광 블록-I (대한민국) | 아이언빔 (이스라엘) |
|---|---|---|
| 최초 실전 배치 | 2024년 12월 완료 (세계 최초) | 2025년 12월 배치 완료 |
| 레이저 출력 사양 | 20kW급 독자 광섬유 레이저 | 공식 100kW급 (발사차량 2대 합산, 기당 40~50kW 추정) |
| 전술 유효 사거리 | 약 2~3km 영역 정밀 조사 | 카탈로그 10km 발표 (전문가 분석 실효 사거리 약 2km) |
| 주요 요격 대상 | 소형 드론 및 멀티콥터 전용 | 초기형 드론, 소형 로켓탄, 박격포탄, 미사일 |
| 시스템 기동성 | 고정 진지형 지상 배치 | 트럭 기반 차량 탑재 이동형 |
| 1회당 발사 비용 | 약 2,000원 수준 (순수 전기 변환) | 약 1~2달러 내외 |
| 하드웨어 발열량 | 20kW급 출력으로 상대적 냉각 안정적 | 고출력 빔 합성 방식으로 열부하 심각 |
| 연속 사격 제약 | 제한적 운용 (약 10~20초 간격 발사) | 열축적으로 인해 연속 대응력 한계 직면 |
천광 개발 로드맵 — 출력을 높이며 영역을 확장하는 장기 계획
천광은 출력을 단계적으로 높이며 요격 대상을 확장해가는 장기 로드맵으로 설계돼 있습니다.
- 블록-I (2024년 실전 배치 완료): 고정형 지상 배치. 20kW급. 소형 드론·멀티콥터 전용. 시험 평가에서 3km 거리 드론 30기를 10여 초 간격으로 연속 요격했습니다. 고정식이기 때문에 한국군도 대량 배치 계획은 없으며, 특정 중요 시설 방호용으로 제한 운용하는 방식입니다.
- 블록-II (이동형, 2030년 이전 개발 목표): 차량 탑재 이동형. 30kW급. 트럭형·장갑차형으로 개발돼 기동 전력과 함께 움직일 수 있습니다. 출력은 블록-I과 큰 차이가 없지만 이동이 가능하다는 점이 전술적 가치를 완전히 바꿉니다. 중동 수출의 열쇠이기도 합니다.
- 블록-III (2030년대 이후 개발 예정): 100kW급 고출력 목표. 중거리 드론 요격과 미사일 요격까지 가능. 해군 전투함·공군 항공기 탑재형도 포함. 단, 블록-III가 진짜 실전 전력화되려면 100kW급 연속 사격을 가능하게 하는 냉각 기술 개선이 선행돼야 합니다.
중동 시장의 러브콜과 이동성 확보라는 과제
UAE와 사우디는 이란의 드론·미사일 공격에 시달리며 레이저 대공무기에 큰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런데 천광 블록-I에는 두 가지 걸림돌이 있었습니다. 첫째는 고정식이라는 점입니다. 중동은 전선이 유동적이고 사막 지형이 광활합니다. 고정 진지에 묶인 레이저 무기는 실전 활용도가 크게 떨어집니다.
둘째는 출력과 연속 사격 한계입니다. 사우디가 중국산 이동식 레이저를 도입했지만 성능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던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이동성과 냉각 문제를 동시에 해결한 블록-II 완성이 중동 수출의 실질적 열쇠입니다. 2026년 2월 사우디 WDS 2026에서 한화시스템은 천광 블록-I을 전시했고 중동 국가들의 높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WDS 2026에서 한국 정부와 사우디 측은 국방 연구개발 협력 MOU도 체결했습니다.
⚡ 사우디 오일머니가 앞당기는 한화의 50kW급 차세대 고출력 레이저
한화는 현재 50kW급 고출력 레이저 무기를 개발 중입니다. 천광 블록-I(20kW)이 소형 드론만 잡는다면, 50kW급은 대형 드론과 순항 미사일까지 요격 범위가 넓어집니다. 추정 요격 거리는 드론 기준 약 10km입니다. 이 개발이 사우디아라비아의 자금 지원으로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통상 이 규모의 개발에는 5~6년이 걸리는데, 사우디 재정 지원으로 일정이 대폭 앞당겨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단, 50kW급도 냉각 문제는 여전히 과제입니다. 출력이 높아질수록 발열량도 커지기 때문에 연속 사격 능력 확보를 위한 냉각 기술 개발이 병행돼야 합니다. 방위사업청은 레이저 출력을 수백kW~MW 수준까지 높이는 기술 개발을 목표로 하는 동시에, 현재 광섬유 레이저 방식의 한계를 극복할 신개념 레이저원 발굴 연구를 병행하고 있습니다.
레이저 무기가 바꾸는 계층적 하이브리드 방공 패러다임
천광이 중요한 건 드론 하나를 더 잡는 수준이 아닙니다. 방공 전략의 근본 패러다임을 바꿉니다. 기존 방공 개념은 이렇습니다. 비싼 미사일로 드론을 잡는다 → 드론보다 미사일이 비싸니 방어할수록 손해 → 드론 떼 공격에 방어가 한계에 봉착. 레이저가 더해지면 달라집니다. 저가 드론은 저렴한 레이저로 막고, 고가 탄도미사일은 패트리어트로 막는 계층적 방어 체계가 가능합니다.
물론 냉각 문제가 해결되기 전까지 레이저는 미사일 방어의 보완재이지 대체재가 될 수 없습니다. 드론 떼 공격을 레이저 하나로 막겠다는 건 아직 현실이 아닙니다. 국방 업계는 미사일 중심 방공 체계에 레이저 요격이 결합되는 하이브리드 방공망이 새로운 표준이 될 것이라고 전망합니다.
천광 블록별 시스템 고도화 로드맵 요약
| 구분 세대 항목 | 천광 블록-I | 천광 블록-II | 천광 블록-III |
|---|---|---|---|
| 현재 사업 상태 | 실전 배치 및 전력화 완료 | 차량형 프로토타입 개발 중 | |
| 레이저 출력 체급 | 20kW급 기본 출력 | 30kW급 소폭 증강형 | 100kW급 이상 고출력 타격 (목표) |
| 전술 탑재 방식 | 지상 고정형 진지 형태 | 차량 탑재 이동형 (트럭·장갑차) | 해군 함정 및 공군 항공기 탑재 확장 |
| 핵심 교전 임무 | 소형 드론 및 멀티콥터 대응 | 소형에서 대형 드론 무력화 | 순항 미사일 및 중거리 방공 타격 |
| 1회당 운용 비용 | 약 2,000원 선 | 양산 단계별 책정 예정 (미정) | 고출력 전력 시스템 연동 (미정) |
| 군 내 대량 배치 여부 | 없음 (고정형 운용 한계 반영) | 기동 부대 연동 대량 배치 검토 | 초고대형 냉각 솔루션 확보 후 결정 |
소형 드론 요격용 레이저로는 세계 최초 실전 배치를 이뤄냈습니다. 하지만 고출력으로 갈수록 냉각 문제가 커지고, 연속 사격 능력 확보까지는 아직 갈 길이 있습니다. 이동식 블록-II 완성과 50kW급 개발이 중동 수출과 글로벌 경쟁력의 분기점입니다. 냉각 기술이 레이저 무기의 미래를 결정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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