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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ilitary

15년 전 아쉬운 선택이 날린 1,000대 수출의 기회와 대드론 방공망의 미래

by SaharaSoop 2026. 6.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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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fense & Tech

UAE가 다급하게 요청한 비호복합

15년 전 아쉬운 선택이 날린 1,000대 수출의 기회와 대드론 방공망의 미래
 

중동의 핵심 우방국인 UAE가 한국에 비호복합의 긴급 인도가 가능한지 타진해 왔다는 소식이 전해졌습니다. 이란의 장거리 자폭 드론, 특히 악명 높은 샤헤드 계열 무인기를 요격해야 한다는 절박함이 반영된 결과입니다.

언뜻 K-방산의 또 다른 잭팟처럼 들리는 기분 좋은 소식이지만, 이 이야기의 이면에는 밀리터리 마니아들과 방산 관계자들이 가슴을 치며 아쉬워하는 역대급 뒷이야기가 숨어 있습니다. 만약 15년 전 우리가 내린 한 가지 결정이 달랐다면, 지금쯤 중동과 유럽 전역에 최소 1,000대 이상의 비호복합을 수출하며 시장을 독점했을지도 모릅니다. 그 내막을 정밀하게 짚어보겠습니다.

저고도 방공의 수호자 — 비호복합이란 무엇인가

K30 비호복합은 1999년 한국군에 실전 배치된 단거리 자주대공포 비호에 휴대용 지대공 미사일 신궁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방공 체계입니다. 국방과학연구소가 주도하고 한화디펜스(현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참여해 완성했습니다.

30mm 쌍열 기관포 2문과 신궁 미사일 4발을 동시에 탑재하여, 저고도로 침투하는 적 항공기나 헬기를 완벽하게 사냥하도록 설계되었습니다.

사거리 7km급의 신궁 미사일이 원거리에서 적을 먼저 타격하고, 이를 돌파해 접근한 근접 표적은 분당 1,300발(문당 650발)의 30mm 기관포로 잘게 쪼개버리는 복합 화력 구조입니다. 시스템 자체의 완성도는 뛰어났으나, 세월의 흐름에 따른 핵심 부품의 노후화가 치명적인 약점으로 부각되었습니다.

특히 현재 장착된 MPS-1 레이더는 1990년대 전투기 탐지용 기술을 기반으로 만들어져, 오늘날 전장의 핵심 위협인 소형 드론이나 무인기를 탐지하는 것이 기술적으로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비호복합 /출처: 방위사업청 공식 블로그 (blog.naver.com/dapapr/223926371183)

사우디 수출 실패가 남긴 뼈아픈 교훈

이러한 센서의 한계는 실전 시뮬레이션 환경에서적나라하게 드러났습니다. 한화디펜스는 지난 2018년 사우디아라비아 육군의 신형 방공포 사업에 도전장을 내밀고 비호복합을 현지로 보내 시험평가를 치렀습니다.

결과는 참담한 실패였습니다. 구형 레이더는 사우디 사막을 날아다니는 소형 드론을 포착하지 못했고, 결국 조종사가 전자광학식조준경(EOTS)을 통해 맨눈에 가깝게 표적을 찾아내야 했습니다.

화력 제어도 문제였습니다. 어헤드탄 같은 분산형 탄약이 없다 보니 일반 고폭탄을 뿜어댔고, 겨우 700m 거리까지 접근한 소형 무인기 한 대를 격추하는 데 수백 발의 탄약을 소모했습니다. 사우디군이 요구한 요격 사거리와 효율성에 한참 못 미치는 성적이었습니다.

결국 사우디는 포대 한 세트당 약 2,900억 원에 달하는 독일 라인메탈사의 스카이마스터 대공체계를 선택했습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후 비호-2라는 차세대 모델 개발에 착수했으나, 당장 수출할 수 있는 양산형 모델이 부재한 상황입니다.

15년 전의 아쉬운 선택 — 어헤드탄 개발 취소의 나비효과

여기서 K-방산 역사상 가장 뼈아픈 결정이 등장합니다. 국방과학연구소는 이미 2000년대 초반부터 북한의 무인기 위협을 예견하고 어헤드(AHEAD)탄 고유 기술 개발을 추진하고 있었습니다. 어헤드탄은 표적 직전에 탄자가 폭발하며 수백 개의 텅스텐 자탄을 그물망처럼 퍼뜨리는 기술로, 스치기만 해도 드론이 박살 나기 때문에 명중률이 압도적입니다.

하지만 2010년 천안함 피격 사건과 연평도 포격전이 연이어 터지면서 대한민국의 국방 프레임이 격변했습니다. 당장 눈앞의 위협인 북한 잠수함과 장사정포를 잡는 것이 급선무가 되었고, 이에 따라 전술탄도미사일(KTSSM)과 해군 통합음탐기 개발에 막대한 예산이 집중되었습니다.

반면 당장 긴급하지 않다고 여겨진 차륜형 대공포용 30mm 어헤드탄 개발과 한국형 공대공 미사일 사업은 예산 가위질을 당하며 전면 취소되었습니다.

만약 이때 예산이 유지되어 어헤드탄 개발에 성공했다면, 지금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드론 커스텀 방공망 시장에서 비호복합과 천호 대공포 체계는 중동과 유럽을 통틀어 1,000대 이상 수출되는 대기록을 세웠을 것입니다. 황금 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른 셈이 되었습니다.

 
라인메탈의 30mm AHEAD탄 / 라인메탈 공식 홈페이지https://www.rheinmetall.com/en/products/weapons-and-ammunition/medium-calibre-ammunition?utm_source=chatgpt.com

심폐소생술 들어간 비호복합 — 사격통제 시스템 전면 교체

다행히 정부와 방산업계는 늦게나마 심각성을 인지하고 비호복합의 두뇌와 눈을 완전히 바꾸는 성능 개량 사업에 돌입했습니다. 국방기술진흥연구소의 주도로 레이더, 광학 조준기, 사격통제장치 등 핵심 전투체계를 국산 부품으로 갈아엎는 작업이 진행 중입니다.

구분 구성품 기존 시스템 구성 (구형) 개량 후 신형 시스템 구성 (최신)
대공 레이더 MPS-1 레이더 (1990년대 기술, 소형 드론 탐지 불가) LIG넥스원 3차원 AESA X밴드 레이더 (7km 밖 초소형 드론 탐지)
전자광학조준경 (EOTS) 미국 RTX사 제품 (대당 19억 원, 드론 탐지 3km) 한화시스템 국산 EOTS (드론 7km, 미그기 10km 탐지 / 10개 표적 추적)
핵심 사용 탄종 30mm 일반 고폭탄 위주 운용 30mm 한국형 어헤드탄 (2030년대 배치 목표로 기술 고도화)

가성비의 제왕을 찾아서 — 판치르, 뱀파이어, 그리고 국산 비궁

아무리 레이더가 좋아져도 드론 요격에는 치명적인 걸림돌이 있습니다. 바로 비용의 모순입니다. 이란제 샤헤드-136 자폭 드론은 한 대당 고작 2만 달러(약 3,000만 원) 수준인데, 이를 잡기 위해 발당 1억 8,000만 원짜리 신궁 미사일을 날리는 것은 밑지는 장사입니다.

러시아가 판치르-S1에 가성비 대드론 미사일(TKB-105)을 무려 48발씩 쑤셔 넣도록 개량하고, 미국이 70mm 로켓에 레이저 유도 키트를 붙인 뱀파이어(VAMPIRE) 시스템을 우크라이나에 지원한 이유도 여기에 있습니다.

💡 신의 한 수가 될 수 있는 국산 유도로켓 '비궁'

우리에게는 이미 완벽한 해답이 존재합니다. 해병대가 서해 서도에서 북한 공기부양정을 잡기 위해 배치한 70mm 메가 히트작 '비궁'입니다. 비궁은 미국의 레이저 유도 방식(APKWS-2)과 달리 적외선 영상유도 방식을 사용하므로, 한 번에 단 하나의 표적만 쏠 수 있는 미국산과 달리 수십 대의 드론 떼거리를 동시에 요격할 수 있는 막강한 성능을 자랑합니다. 신궁의 레이저 근접신관 기술과 드론 추적 소프트웨어만 비궁에 이식해 비호복합에 쿼드 팩 형태로 통합한다면 전 세계가 경악할 가성비 방공 무기가 탄생합니다.

아쉬운 점은 군 당국의 늑장 대처입니다. LIG넥스원이 이미 동급의 레이저 유도 로켓 기술 개발을 완료했음에도 정식 양산 발주를 미루는 사이, 미 공군은 2026년 2월 비궁과 완전히 동일한 개념의 적외선 영상유도 대드론 로켓 사업인 'AGR-20 코라(CORA)'를 발주하며 우리 턱밑까지 추격해 왔습니다. 우리가 머뭇거리는 사이 원천 기술의 선점 효과를 빼앗길 위기에 처한 것입니다.

 
비궁 유도 로켓탄 /LIG D&A https://www.thecommodities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3419

 

K-방산의 다음 이정표, 결국 속도가 전부다

UAE가 2026년 현재 비호복합의 긴급 인도를 요청하며 손을 내민 것은 가성비 높은 대드론 솔루션에 대한 목마름 때문입니다. 당장 완벽한 어헤드탄이 없더라도, LIG넥스원의 신형 AESA 레이더와 한화시스템의 신형 EOTS를 2~3년 내에 조기 통합하고 비궁 유도 로켓의 대드론 소프트웨어 개량을 서둘러야 합니다.

이 결합만 성공적으로 이루어진다면 비호복합은 중동과 전 세계 방산 시장의 판도를 다시 한 번 뒤흔들 혁신적인 안티 드론 시스템으로 부활할 수 있습니다.

15년 전의 정무적 선택이 초래한 공백은 뼈아프지만, 대한민국 방위산업은 위기 속에서 대안을 찾아내는 유전자가 있습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스라엘-이란 분쟁을 통해 저가형 무인기 요격 능력이 국가 생존의 핵심 키워드로 부각된 지금, K-방산이 확보해야 할 가장 큰 무기는 다름 아닌 개발과 양산의 속도입니다. 하루빨리 규제와 행정의 벽을 깨고 비호복합의 진화형 모델이 중동 사막을 누비기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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